하얀 기다림
정기모
차갑게 흔들리던 바람이
창 밑에 내려앉는
따사로운 오후가 되면
커피잔을 잡은 손끝에
그윽한 향기보다는
안개꽃처럼 피는 얼굴 하나
허락 없이 매달리고
또, 뒤란으로 바람 불어 드는지
늙은 항아리 빈 몸 틀어 울어대면
잎맥 짚던 붉은 날도
그 잎맥 따라 고이 잠들던 날도
하얗게 끊어 안던 기다림인데
밤마다 윙윙거리는
나목들의 목마름도
어느 산자락에서
연둣빛 혹은 연분홍빛으로
방그레 피워낸 기다림으로 섰다가
별빛 푸르게 빛나는 밤이면
꿈속에서라도 하나가 되는
또 하나의 나이테를 그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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