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저며오는가슴아

바람의 이중주

by 雲心 2008. 12. 7.




 

 


  바람의 이중주

                  이만섭





    허공을 건너온 손이

    나무의 옷자락을 만지작거린다

    손은 가지와 가지 사이로

    깍지를 낀다거나

    등 뒤로 와서 간지럼을 태우다가도

    바쁠 때면 데면데면 수인사만 나누고

    무채색의 유순한 표정을 짓고 간다



    저 나긋하고 한들거리는 손길은

    보랏빛도 되었다가 하늘빛도 되었다가

    잔정어린 마음이 역력하다

    간혹 광기 있는 몸짓을 앞세워

    자기만의 이유로 거친 손짓일 때

    흉흉한 울음소리를 내며

    나무의 가슴에도 상처를 입힌다



    그렇다 애먼 자가당착의 오류를 물리고

    건기의 지리한 갈증을 씻으며

    시원한 빗줄기라도 몰고 오는

    크고 부드러운 이타적 모습이라면

    나무가 햇빛을 받아 광합성에 들듯

    화음을 연주하는 악사와도 같이

    곱고도 아름다운 손길인 것을,



  

   * Autumn Rose / Ernesto Cortazar

   * image : Robert Kipness

  


  

 


음악이 안나오시면여.......플레이를 눌러보시는 센스^^ 



'♡♥♡저며오는가슴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열병   (0) 2008.12.07
내 작은 열망입니다   (0) 2008.12.07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0) 2008.12.07
우리들은.........!   (0) 2008.12.07
너를 사랑할 것만 같다   (0) 2008.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