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475 바람의 이중주 바람의 이중주 이만섭 허공을 건너온 손이 나무의 옷자락을 만지작거린다 손은 가지와 가지 사이로 깍지를 낀다거나 등 뒤로 와서 간지럼을 태우다가도 바쁠 때면 데면데면 수인사만 나누고 무채색의 유순한 표정을 짓고 간다 저 나긋하고 한들거리는 손길은 보랏빛도 되었다가 하늘빛도 되었다가 .. 2008. 12. 7.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 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 2008. 12. 7. 사랑에 지치지 말고 함께 있을 수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잠시라도 곁에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다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이 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하지 말고 애처롭기마저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에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었음을 아파하고 그.. 2008. 12. 7. Till - Giovanni Marradi Till - Giovanni Marradi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 2008. 12. 7. 울컥거리는 그리움은 별들은 새벽이면 스러져 간다. 걷노라면 가슴도 부스러진다. 오래도록 참았던, 옹알이들이 새벽의 여명에서 되살아난다. 푸드덕 푸드덕 울컥거리는 그리움은 삭혀도 삭혀도 넘실거린다, 이 애증어린 도시 한 복판 다리 밑에서 강태원..stony kang . hummingbird 2008. 12. 7. 이전 1 ··· 85 86 87 88 89 90 91 ··· 95 다음